“항암 할수록 손발이 저리고 속이 울렁”…집에서 참기만 해도 될까?

일부 항암제는 치료가 반복되며 신경 증상 누적…생활에 미치는 변화까지 알려야

일부 항암제는 치료가 반복되며 신경 증상 누적…생활에 미치는 변화까지 알려야

감각 둔한 손발에 뜨거운 찜질 피하고, 물도 못 마시는 구토는 신속히 상담

항암치료 초기에는 며칠 지나면 사라지던 손발 저림이 다음 치료일까지 이어지고, 음식 냄새만 맡아도 속이 울렁거리는 경우가 있다. 치료를 계속 받아야 한다는 생각에 증상을 숨기거나, 회차가 늘면 당연히 겪는 과정이라며 버티기도 한다.

 

그러나 손발 저림과 오심은 무조건 참아야 하는 증상이 아니다. 두 증상은 발생 원인과 대처 방법이 다르며, 일상생활이나 음식·수분 섭취에 영향을 준다면 다음 치료 전에 의료진에게 알려야 한다.

 

손발 저림, ‘얼마나 아픈지’만큼 ‘무엇을 못 하는지’가 중요

일부 항암제는 말초신경에 영향을 줘 손끝과 발끝의 저림, 감각 저하, 화끈거림이나 통증을 일으킬 수 있다. 약제 종류와 누적 투여량 등에 따라 치료가 반복되면서 증상이 심해지기도 한다. 다만 모든 항암제가 같은 양상으로 신경 증상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American Cancer Society

 

진료 때는 “손발이 저립니다”라는 설명에 생활 속 변화를 덧붙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 단추를 잠그기 어려운지, 물건을 자주 떨어뜨리는지, 발바닥 감각이 둔해 걷다가 휘청거리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이다.

 

미국 국립암연구소(NCI)는 신경 증상을 조기에 알리도록 안내한다. 감각 변화뿐 아니라 근력 저하와 균형 문제도 나타날 수 있어, 통증이 심하지 않더라도 생활 기능이 달라졌다면 확인이 필요하다. NCI

 

뜨거운 찜질보다 화상·낙상 예방부터

손발이 저리면 따뜻하게 지지거나 강하게 주물러 풀고 싶어질 수 있다. 하지만 감각이 둔해진 부위는 물이나 물건이 뜨거워도 늦게 알아차릴 수 있다.

 

씻을 때는 손발의 느낌만 믿고 물 온도를 판단하지 말고, 온도계나 감각이 정상인 부위로 확인하는 것이 좋다. 뜨거운 찜질팩을 직접 대거나 뜨거운 물에 오래 담그는 방식도 피해야 한다.

 

집에서는 바닥의 전선과 미끄러운 매트를 정리하고, 밤에 화장실로 이동하는 길을 밝게 유지한다. 발에 잘 맞는 신발을 신고, 손발에 상처나 물집이 생기지 않았는지 매일 살피는 것도 도움이 된다. NCI

 

옥살리플라틴 치료 중이라면 찬 음식도 확인

오심을 줄이기 위해 음식을 차갑게 먹는 방법이 소개되지만, 모든 환자에게 적절한 것은 아니다.

대장암 등에 사용하는 옥살리플라틴은 차가운 공기나 물건, 음료에 노출됐을 때 저림 등 감각 증상이 유발되거나 심해질 수 있다. 해당 약제를 투여받는다면 냉장고에서 꺼낸 음식과 얼음물 등을 먹기 전에 치료팀의 안내를 확인해야 한다. 찬 것을 피해야 하는 기간도 본인의 처방과 증상에 맞춰 안내받는 것이 좋다. Macmillan Cancer Support

 

저림 때문에 걷거나 손을 쓰기 어렵다면 치료 조정 상담

신경 증상이 심해졌다고 환자가 임의로 항암제를 중단해서는 안 된다. 반대로 치료를 끝내야 한다는 이유로 증상을 숨기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의 2020년 지침은 견디기 어려운 신경병증이나 기능 저하가 발생한 경우 투여 연기, 용량 감량, 약제 변경 또는 중단의 적절성을 평가하도록 권고한다. 이는 암의 상태와 치료 목적, 부작용을 함께 고려해 의료진이 판단할 문제다. PubMed

 

집에서 관리하는 목적은 증상을 무조건 견디는 데 있지 않다. 손발을 보호하면서 변화를 기록하고, 필요한 치료 조정을 제때 논의하는 데 있다.

 

오심은 ‘언제 시작되는지’부터 살펴야

메스꺼움은 손발 저림과 같은 방식으로 설명할 수 없다. 항암치료 후 24시간 이내에 생기기도 하고, 며칠 뒤 나타나기도 한다. 이전 치료에서 심한 구토를 경험한 뒤에는 병원 냄새나 치료에 대한 생각만으로 미리 울렁거리는 예기성 오심이 발생할 수도 있다. NCI

 

따라서 치료 당일부터 힘든지, 귀가 후 며칠째 가장 심한지, 실제 구토는 몇 번 했는지 기록해두면 좋다. 함께 복용하는 약이나 변비 등 다른 요인이 영향을 주는지도 평가가 필요하다.

 

항구토제는 처방된 일정대로…음식은 소량씩

항구토제 중에는 증상이 생기기 전에 정해진 시간에 복용하는 약이 있고, 필요할 때 추가로 사용하는 약도 있다. 처방전을 확인해 두 종류를 구분하고, 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예방약을 임의로 생략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예방적으로 약을 사용하는 것이 증상이 심해진 뒤 조절하는 것보다 효과적일 수 있다. NCI

 

약을 먹었는데도 오심이 계속되거나, 복용 직후 토해 약을 다시 먹어야 할지 모르겠다면 치료팀에 문의한다. 임의로 복용량을 늘리거나 다른 구토약을 겹쳐 먹는 것은 피해야 한다.

 

식사는 한 번에 많이 먹기보다 적은 양으로 나누고, 기름지거나 냄새가 강한 음식 대신 현재 견딜 수 있는 음식부터 시도한다. 조리 중 환기하고 식후 바로 눕지 않는 방법도 활용할 수 있다. 물은 한꺼번에 들이켜기보다 조금씩 자주 마시되, 별도로 수분 제한을 안내받았다면 그 지침을 따른다. NCI

 

물을 못 마시거나 소변이 줄면 다음 항암일까지 기다리지 말아야

반복 구토로 물도 유지하기 어렵거나, 소변량이 줄고 어지러움이 생겼다면 탈수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항구토제를 사용해도 먹고 마시기 어려운 상태가 지속된다면 집에서 음식만 바꾸며 버티지 말고 치료팀에 연락해야 한다. Memorial Sloan Kettering Cancer Center

 

항암 회차가 늘면서 생긴 불편을 모두 ‘예상된 부작용’으로 넘겨서는 안 된다. 손발 저림은 감각과 생활 기능의 변화를, 오심은 발생 시점과 섭취량을 구체적으로 알리는 것이 관리의 출발점이다. 증상을 조절하고 치료 계획을 점검하는 과정 역시 안전하게 항암치료를 이어가기 위한 치료의 일부다.

 

자료: 미국 국립암연구소(NCI) 말초신경병증·오심 및 구토 안내, 미국암학회(ACS) 말초신경병증 안내,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2020년 진료지침, Macmillan Cancer Support 옥살리플라틴 안내, Memorial Sloan Kettering Cancer Center 오심·구토 관리 안내.

 

 

 

작성 2026.10.30 14:16 수정 2026.10.30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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