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콜로지코리아=이거룩 기자] 고양시가 자율주행버스 ‘달릴고양’의 주야간 정식 운행을 시작했다. 미래 교통기술을 시민의 일상에 접목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만, 서비스의 성패는 운행 노선의 확대보다 시민이 체감하는 편의성과 안전성을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

고양특례시는 20일 대화역 버스정류장에서 자율주행버스 ‘달릴고양’ 개통식을 열고 주간 2개 노선과 야간 1개 노선의 정식 운행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지난 6월 15일부터 주간 1노선에서 시범운행을 진행한 데 이어 운행 범위를 확대했다.
주간 1노선은 대화역~킨텍스~종합운동장~대화역을 순환하는 약 4㎞ 구간이다. 주간 2노선은 대화역~킨텍스역~킨텍스캠핑장~대화역을 연결하는 약 6㎞ 순환 노선으로 운영된다. 야간 노선은 대화역에서 백석역과 대곡역을 거쳐 화정역까지 연결하는 편도 약 11㎞의 왕복 노선이다.
시는 자율주행버스 2대를 활용해 주야간 운행을 추진할 계획이다. 차량 정기 점검과 돌발상황 대응 체계를 마련하고, 자율주행 전문 운전자 배치와 안전교육, 비상대응 매뉴얼 등을 통해 안전관리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차량의 실시간 위치와 운행 상태, 승하차 데이터도 고양시 관제시스템과 연계해 관리한다. 승객 만족도 조사와 운영 결과 분석을 통해 서비스 품질을 개선하고, 국토교통부 자율주행자동차 시범운행지구 관련 성과관리도 추진할 예정이다.

자율주행의 핵심은 운행 개시가 아닌 안전성 입증
자율주행버스가 실제 대중교통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단순히 노선을 개통했다는 사실을 넘어 기술이 어느 수준까지 구현됐는지 시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
특히 도심 도로에서는 갑작스러운 보행자의 진입, 불법 주정차 차량, 공사 구간, 차로 변경 등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야간에는 시야 확보와 보행자 인식 등 추가적인 안전 과제도 존재한다.
따라서 시민들이 확인해야 할 부분은 자율주행 시스템이 담당하는 운전 범위와 전문 운전자의 역할이다. 실제 운행 중 운전자가 어느 정도 개입하는지, 시스템이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차량을 어떻게 제어하는지, 사고나 고장 발생 시 승객을 어떻게 보호하는지 등이 구체적으로 설명돼야 한다.
고양시는 철저한 차량 관리와 운행 상황 점검, 비상대응 체계를 통해 시민들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러한 안전대책이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는 운행 데이터와 안전관리 실적을 통해 지속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시민이 체감하는 교통 편의성도 과제
운행 노선이 마련됐다고 해서 시민의 이동 편의가 자동으로 개선되는 것은 아니다. 배차 간격과 운행 시간, 정류장 접근성, 환승 편의, 실제 이용객 수 등이 서비스의 실효성을 좌우한다.
특히 주간 노선은 킨텍스와 종합운동장, 킨텍스역 등 주요 시설을 연결하고, 야간 노선은 대화역에서 백석역·대곡역을 거쳐 화정역까지 이어진다. 이 노선들이 기존 버스와 철도 교통망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보완하는지, 시민들이 실제로 필요로 하는 시간대에 이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평가가 뒤따라야 한다.
운행 차량이 2대라는 점도 살펴볼 대목이다. 주야간 노선을 어떤 방식으로 배분하는지, 차량 정비나 돌발상황으로 운행이 중단될 경우 대체 수단을 어떻게 마련하는지에 따라 서비스의 안정성이 달라질 수 있다.
고양시가 앞으로 승객 만족도 조사와 운영 결과 분석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만큼, 이용객 수와 정시성, 운행 중단 건수, 안전 관련 상황, 시민 만족도 등을 정기적으로 공개한다면 정책의 성과를 보다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미래 교통기술, 시민 신뢰가 뒷받침돼야
민경선 고양특례시장은 개통식에서 시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강조하며 자율주행 실증을 확대하고 도심항공교통(UAM) 등 미래 교통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미래 교통기술의 도입은 도시의 경쟁력을 높이고 새로운 이동 서비스를 마련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그러나 기술 도입 자체가 정책의 최종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 시민의 이동권을 개선하고 교통약자의 접근성을 높이며, 기존 대중교통의 사각지대를 보완하는 성과로 이어져야 한다.
자율주행 기술이 교통 효율과 안전에 미치는 영향, 차량 운영에 필요한 에너지와 유지관리 비용 등도 장기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미래 교통정책의 환경적 효과 역시 기술의 이름만으로 판단하기보다 실제 운행 자료를 바탕으로 평가해야 한다.
고양시의 ‘달릴고양’이 시민에게 신뢰받는 대중교통 서비스로 자리 잡으려면 운행 확대와 함께 안전관리의 투명성, 운영 성과의 공개, 시민 의견을 반영하는 개선 체계가 갖춰져야 한다.
자율주행버스의 성공 여부는 얼마나 빨리 달리느냐가 아니라, 시민이 얼마나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느냐로 평가받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