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추적 최종기사] 보령시 자살률 감소, 숫자 발표로 끝나선 안 된다…정책 성과는 근거로 입증해야

- 사망자 51명에서 32명으로 감소·자살률 약 36% 하락 발표…공식 통계와 산출 문서 대조가 우선

- 예방사업 실적과 실제 효과는 구분해야…자료 공개·평가 기준·행정의 설명 책임이 최종 검증대

보령시보건소

[뉴스추적=문증훈기자] 보령시가 자살률 감소를 지역사회 중심 예방정책의 성과로 발표했다. 보도자료에는 2024년 인구 10만 명당 자살률 54명에서 2025년 34.5명으로 감소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보건소 담당 부서에서 전달받은 실제 사망자 수는 2024년 51명, 2025년 32명이다.

 

제시된 수치만 계산하면 자살률은 약 36.1%, 사망자 수는 약 37.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다. 이는 의미 있는 변화지만, 감소 수치의 확인과 정책의 기여도 평가는 서로 다른 문제다. 통계가 어떤 기준으로 산출됐는지, 예방사업이 실제 감소에 어느 정도 기여했는지를 구분해 검증해야 한다.

 

이번 사안의 핵심은 감소 발표를 부정하거나 정책의 실패를 미리 단정하는 데 있지 않다. 행정이 성과를 발표했다면 그 성과를 뒷받침하는 통계와 평가 근거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첫 번째 검증 과제는 통계의 출처와 산출 기준이다. 자살 사망자 수와 인구 10만 명당 자살률은 서로 다른 지표다. 실제 사망자 수가 51명에서 32명으로 감소했다는 설명과 자살률이 54명에서 34.5명으로 낮아졌다는 발표가 각각 어떤 공식 자료에 근거했는지 확인해야 한다.

 

이를 위해 연도별 사망자 수 집계 자료, 자살률 산출에 적용된 인구 기준, 계산 방식, 통계의 확정 여부, 관련 내부 보고서 등을 대조할 필요가 있다. 충남 시·군 중 감소 폭이 가장 컸다는 발표 역시 동일한 기준으로 비교했는지 확인돼야 한다.

 

자료 대조 결과 수치가 일치한다면 그 근거를 제시하면 된다. 산출 기준이나 통계의 성격에 차이가 있다면 그 차이를 설명해야 한다. 아직 확인되지 않은 부분을 추정으로 채우거나, 반대로 근거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오류를 단정해서는 안 된다.

 

두 번째 검증 과제는 정책 실적과 실제 효과의 구분이다. 보령시는 우울 선별검사 9,734명, 고위험군 126명 발굴, 생명지킴이 1만4,796명 양성, 생명존중 안전마을 8곳 운영 등의 실적을 제시했다. 경찰·소방·의료기관 협력과 상담·치료비 지원, 사례관리, 유족 지원 등도 주요 사업으로 소개했다.

 

이러한 실적은 예방사업이 어떤 규모로 추진됐는지 보여준다. 그러나 활동 인원이나 사업 건수만으로 실제 자살 사망 감소에 대한 정책의 기여도가 입증되는 것은 아니다.

 

발굴 이후 상담과 치료 연계가 어떻게 이뤄졌는지, 사례관리가 지속됐는지, 사업별 목표와 결과를 어떤 기준으로 평가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필요하다. 정책 효과를 별도로 분석한 자료가 있다면 그 근거와 한계를 제시하고, 그러한 분석이 없다면 사업 실적과 사망 감소의 관계를 어디까지 판단할 수 있는지 분명히 해야 한다.

 

세 번째 검증 과제는 행정의 기록과 설명 책임이다. 이번 사안에서 확인할 대상은 단순한 해명이나 추가적인 홍보 문구가 아니다. 실제로 작성·보유한 통계 자료, 산출 근거, 사업 결과보고서, 성과평가서, 내부 검토자료 등 행정 판단의 근거가 되는 기록이다.

 

관련 자료가 존재한다면 공개 가능한 범위에서 제시하고, 일부에 개인정보 등 비공개 사유가 있다면 해당 부분과 나머지 부분을 구분해 처리해야 한다. 특정 자료를 작성·보유하지 않았다면 그 사실도 청구 항목별로 명확히 구분해 설명할 필요가 있다. 다만 자료의 존재 여부와 공개 가능 여부는 각각의 기록과 관련 법령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시민이 요구하는 것은 결과를 미리 정해 놓은 인정이나 사과가 아니다. 행정이 어떤 자료와 기준으로 수치를 산출했고, 어떤 평가를 거쳐 정책 성과라고 판단했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것이다.

 

결론: 성과 발표에는 검증 가능한 근거가 따라야 한다. 자살률 감소는 그 자체로 중요한 공공정책 지표다. 그러나 감소 수치가 발표됐다는 사실과 특정 정책이 감소를 만들어 냈다는 판단은 동일하지 않다. 통계의 정확성은 원자료와 산출 기준으로, 정책의 기여도는 평가 자료와 분석 근거로 각각 확인해야 한다.

 

보령시가 제시한 수치가 공식 통계와 일치하고 정책 성과를 뒷받침하는 평가 근거가 존재한다면, 이를 명확히 공개하는 것이 가장 직접적인 설명 방법이다. 반대로 평가 자료가 충분하지 않다면 사업 실적과 실제 효과를 구분해 발표의 범위와 한계를 설명해야 한다.

 

행정의 신뢰는 성과를 강조하는 데서 완성되지 않는다. 그 성과를 시민이 검증할 수 있도록 근거를 제시하고, 확인되지 않은 부분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히는 데서 시작된다.

 

자살률 감소라는 숫자만으로 정책 성과가 입증되는 것은 아니다. 통계에는 산출 근거가, 정책 성과에는 평가 자료가 따라야 한다. 그것이 공공의 생명과 직결된 정책을 설명하는 행정의 기본 책임이다.

작성 2026.10.21 07:40 수정 2026.10.21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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