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과 소통하는…‘딜루젼의 미술’ 전시회 개막

한마음의집 정신장애인 작가 14명, 그림으로 기억과 감정·삶의 이야기 전해

최동표 대표 “질병이나 장애가 아닌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 바라봐야”

〔한국공공정책신문=김유리 기자〕 정신장애인 당사자들이 자신의 기억과 감정, 삶의 이야기를 그림으로 표현한 특별전시회 ‘딜루젼의 미술: 잃어버린 자아가 보내는 메시지’가 지난 9월 1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대학로 이음갤러리에서 개막했다.

 

한마음의집과 리아트리 미술심리상담센터가 마련한 이번 전시회는 9월 6일까지 계속된다. 관람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마지막 날인 6일에는 오후 5시에 마감한다.


이번 전시에는 한마음의집 거주자를 비롯한 정신장애인 작가 14명이 참여했다.

작가들은 지난 2월부터 김보영 리아트리 미술심리상담센터 대표의 지도로 매주 한 차례씩 그림을 그리며 자신의 내면을 표현해 왔다. 전시장에는 자화상과 가족에 관한 그림을 비롯해 빈센트 반 고흐와 장 뒤뷔페 등 유명 화가들의 작품을 각자의 시선으로 재해석한 작품들이 소개됐다.

 

전시회의 출발점은 단순한 그림 그리기가 아니다. 참여작가들은 그림을 그리는 과정에서 오래된 기억과 마음속에 간직했던 생각을 이야기했다. 말로 충분히 설명하기 어려웠던 감정과 경험은 선과 색, 형태를 통해 하나의 작품이 됐다. 이번 전시는 그렇게 완성된 그림을 통해 조현병이라는 진단명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한 사람의 삶과 세계를 관람객에게 보여준다.

이날 개막식에는 참여작가와 가족, 지역사회 관계자, 사회복지 관계자 및 내빈들이 참석해 전시회의 시작을 축하했다. 참여작가 김근배 씨가 개막식 사회를 맡아 행사의 의미를 더했으며, 작가들은 자신들의 작품과 작품에 담긴 이야기를 참석자들에게 직접 소개했다.

 

최동표 한마음의집 대표는 환영사에서 개막식에 참석한 내빈과 참여작가, 관람객에게 감사의 뜻을 밝혔다. 그는 이번 전시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모두의 공모’ 지원사업으로 진행된 집단미술 심리상담의 과정과 성과를 지역사회와 나누기 위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참여작가들의 작품에 대해 단순히 잘 그린 그림이라는 의미를 넘어, 작가들이 살아오면서 느낀 마음과 기억, 앞으로 살아갈 삶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전시를 통해 정신장애인을 질병이나 장애라는 시선으로만 바라보지 않고,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 꿈꾸며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 바라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전시가 참여작가들에게는 자신의 가능성을 다시 발견하는 소중한 경험이 되고, 관람객들에게는 정신장애인의 회복과 가능성을 새롭게 바라보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며 작품 준비에 참여한 작가들과 김보영 미술치료 강사, 관계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최 대표는 특히 “정신장애인도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었다”며 “정신장애인의 증상만을 보지 말고 한 사람으로 바라봐 달라는 것이 이번 전시의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미술치료와 같은 재활활동이 약물치료와 함께 이뤄질 때 회복에 도움이 된다며, 이번 전시가 정신장애인들이 그림이라는 언어를 통해 사회적 낙인에서 벗어나 시민들과 눈을 맞추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개막식에서는 서호성 서대문구의회의장은 인사말을 통해 “전시 개최를 진심으로 축하하며, 정신장애인들이 작품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며,밝고 희망차고 건강한 세상을 만들어 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김영호 국회의원(서대문구을)은 영상을 통해, 전시회 개막을 축하하고, 오랜 시간 작품을 준비해 온 참여작가들의 노력과 용기에 격려와 응원의 뜻을 전했다. 또한 전시가 개인의 창작활동을 넘어 정신장애인과 지역사회가 예술을 매개로 만나고 소통하는 자리라는 의미를 더했다.

  

개막식 사회를 맡은 김근배 작가는 미술심리상담 과정에 대해 “마음속 소리를 밖으로 표현하다 보니 응어리가 풀리고 정신이 조금 더 맑아졌다”고 말했다. 가족이 함께 식사하던 어린 시절의 모습을 작품에 담은 정태용 작가도 “집중해서 그림을 그리다 보면 정서적 안정에 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전시회 관계자는 “조현병이라는 이름보다 먼저 존재하는 한 사람과 그 사람의 삶을 만나 보는 전시”라며 “관람객들이 참여작가들이 선택한 선과 색, 형상을 천천히 바라보면서 정신장애인들을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가까운 이웃으로 이해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날 개막식에는  고만규 (전)서울특별시의회 의원、 박동명 한국공공정책학회 부회장、  황선영 (전)강서대학교 교수、 관계 정신사회복지사、 후원자 가족 50여명이 함께 했다。

 

‘딜루젼의 미술’은 우리 사회에 하나의 질문을 던진다. 우리가 바라보고 있는 것이 조현병이라는 진단명인지, 아니면 그 진단명과 함께 살아가는 한 사람의 삶인지에 대한 질문이다. 열네 명의 작가가 자신의 선과 색으로 건네는 이야기는 정신장애에 대한 편견을 넘어 이해와 공존의 사회로 나아가자는 따뜻한 초대가 되고 있다.

 

전시는 9월 6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112。 이음갤러리에서 관람할 수 있다。


▲ 최동표 한마음의집 대표가 전시회 개막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음 ⓒ한국공공정책신문
▲ 개막식에 참석한 서호성 서대문구의회 의장의 인사말씀 ⓒ한국공공정책신문
▲ 전시회에 참석하여 축하메세지를 전하는 박동명 한국공공정책학회 부회장(우측)과 최동표 한마음의집 대표(좌측) ⓒ한국공공정책신문
▲ 환영사를 마치고 본지 기자와 대담하고 있는 최동표 한마음의집 대표 ⓒ한국공공정책신문







작성 2026.09.04 10:00 수정 2026.09.04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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