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공정책신문=김유리 기자] 조현병을 가진 열네 사람이 자신이 선택한 선과 색, 형상으로 오래된 기억과 마음속 이야기를 세상에 건넨다.
한마음의 집(원장 최동표)은 오는 9월 1일부터 6일까지 이음갤러리에서 집단미술 심리상담 작품전 ‘딜루전의 미술’을 개최한다.
관람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전시는 9월 1일 오후 2시에 문을 열며, 9월 6일 오후 5시에 마무리된다.
이번 전시에는 2026년 봄부터 약 5개월 동안 진행된 집단미술 심리상담에 참여한 조현병을 가진 열네 명의 작품이 소개된다.
그림이라는 언어로 풀어낸 기억과 마음
참여자들은 그림을 그리는 시간에 오래된 기억을 떠올리고, 마음속을 채우고 있던 생각과 감정을 이야기했다. 말로 충분히 표현하기 어려웠던 경험은 선과 색이 되고, 각자가 선택한 형상으로 화면 위에 나타났다.
이번 전시는 작품의 기술적 완성도나 미술적 우열을 가리는 자리가 아니다. 참여자들이 자신의 기억과 감정, 관계와 삶의 경험을 어떤 방식으로 표현하고 있는지를 천천히 바라보는 데 의미가 있다.
그림은 때로 말보다 먼저 마음을 보여준다. 한 사람의 작품에는 그가 살아온 시간과 관계, 두려움과 희망, 익숙한 풍경과 오래된 기억이 함께 담길 수 있다. 관람객은 작품 앞에서 진단명보다 먼저 그림을 그린 한 사람의 삶을 만나게 된다.
‘망상’이라는 단어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삶
전시 제목인 ‘딜루전(Delusion)의 미술’은 흔히 ‘망상’으로 번역되는 말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전시를 준비한 측은 조현병을 단지 현실과 망상을 구별하기 어려운 질환으로만 설명해서는 한 사람의 삶 전체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조현병이라는 진단을 받은 사람에게도 질병 이전부터 이어져 온 삶이 있으며, 가족과의 기억, 좋아하는 색과 풍경, 이루고 싶은 꿈과 관계에 대한 바람이 존재한다.
최동표 한마음의 집 원장은 전시 초대글을 통해 “참여자들과 그림을 그리고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망상’이라는 단어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한 사람의 삶을 만나게 된다”고 밝혔다.
최 원장은 “어쩌면 낯설다고 생각했던 세계에서 우리 자신의 마음 한 조각을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며 “참여자들이 자신이 선택한 선과 색, 형상으로 자신의 세계를 어떻게 이야기하고 보여주는지 천천히 만나보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질병명보다 사람을 먼저 바라보는 전시
이번 전시는 우리 사회가 조현병을 가진 사람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지 되돌아보게 한다.
정신질환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편견은 당사자의 사회적 관계와 일상 회복을 어렵게 만드는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 진단명이 한 사람의 인격과 가능성까지 규정하게 되면 당사자는 이웃과 지역사회로부터 더욱 멀어질 수 있다.
따라서 정신질환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함께 당사자를 치료와 보호의 대상에만 머물게 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며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는 지역사회의 구성원으로 존중하는 관점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딜루전의 미술’은 문화예술을 매개로 정신건강 당사자의 표현과 지역사회 참여를 확장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관람객은 그림을 통해 당사자의 세계를 일방적으로 해석하거나 판단하기보다, 한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공감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최동표 원장은 “우리는 그림을 그리는 시간에 어떤 날은 오래된 기억을 이야기했고, 어떤 날은 마음속을 채우고 있는 생각을 이야기했다”며 “그림이라는 언어로 나눈 열네 사람의 이야기에 많은 분이 귀 기울여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조현병이라는 이름보다 먼저 존재하는 한 사람이 있다”며 “이번 전시가 조현병을 가진 사람을 조금 더 가까운 이웃으로 이해하고, 서로의 마음을 발견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우리는 질병을 보는가, 사람을 보는가”
‘딜루전의 미술’은 그림을 감상하는 공간을 넘어 우리 사회에 하나의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조현병이라는 질병만을 보고 있는가, 아니면 조현병과 함께 살아가는 한 사람을 바라보고 있는가.
열네 사람이 자신의 선과 색으로 건네는 이야기를 천천히 바라보고 듣는 것, 그것이 이번 전시가 관람객에게 전하는 가장 중요한 초대다.
전시는 9월 1일부터 6일까지 이음갤러리에서 열리며, 한마음의 집이 주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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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안내
전시명: 딜루전의 미술
전시기간: 2026년 9월 1일 화요일~9월 6일 일요일
관람시간: 오전 10시~오후 6시
개막: 9월 1일 오후 2시
마감: 9월 6일 오후 5시
장소: 이음갤러리
※ 후원계좌 우리은행 1005 801 963446 한마음의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