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칼럼] 271화 당신의 마음을 꿰뚫어 봅니다

적어도 무엇을 선택하는지 이해하려는 노력

그 작은 노력들이 쌓여 조금 더 현명하게 살아가는 힘

▲ 기사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ChatGPT]

 

마음을 꿰뚫어 보는 마술

며칠 전, 집에서 아내와 아들에게 작은 마술을 보여주었다. 상대방의 마음을 꿰뚫어 보는 마술이었다. 마음속으로 생각한 것을 내가 알아맞히는 방식이었다. 물론 나는 전문 마술사가 아니다. 그저 배운 방법을 활용해 가족에게 보여주는 정도였기에 조금은 어설픈 부분도 있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반응이 좋았다. 아내와 아들은 내가 어떻게 자신의 생각을 알아맞혔는지 신기해했다. 그 모습을 바라보니 괜스레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그러다 문득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속임수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 방법을 모르면 쉽게 속을 수 있구나.’ 생각해보면 마술을 보는 사람도 어딘가에 속임수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마술사가 실제로 사람의 마음을 읽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도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방법을 알지 못하기에 신기해하고 놀라워한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다른 사람의 마술을 볼 때면 분명 비밀이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어떻게 가능한 일인지 궁금해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내가 직접 마술을 보여주는 입장이 되어보니 조금 다르게 느껴졌다. 방법을 알고 있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의 차이. 그 차이가 생각보다 크다는 사실이었다.

 

알고 있다는 것과 이해한다는 것

문득 우리의 일상도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우리는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간다.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일하고, 그 대가로 소득을 얻는다. 그리고 그 소득으로 생활하며 다양한 곳에 돈을 지출한다. 그런데 나는 내가 벌고 쓰는 돈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월급에서 공제되는 항목은 무엇인지, 내가 납부하는 세금은 어떻게 계산되는지, 생활 속 지출은 적절하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막상 하나씩 생각해보니 자신 있게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었다. 매달 월급을 받고 생활비를 지출한다는 사실과 그 안에 담긴 경제적 원리를 이해한다는 것은 다른 문제였다. 마술의 비밀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아는 것과 실제로 그 방법을 이해하는 것이 다르듯 말이다. 어쩌면 우리는 일상에서 익숙하다는 이유로 충분히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익숙함이 반드시 이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모르면 놓칠 수도 있는 것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다양한 복지제도 역시 마찬가지다.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는 지원제도가 마련되어 있어도 그 내용을 알지 못한다면 신청할 기회조차 놓칠 수 있다. 물론 모든 혜택이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각각의 조건과 기준이 있고, 신청 절차도 다르다. 그렇기에 더욱 관심을 가지고 알아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생활하면서 지출하는 비용도 마찬가지다. 어떤 상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할 때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다면 예상하지 못한 비용을 부담할 수도 있다. 반대로 조건을 꼼꼼히 살펴보고 비교한다면 적어도 내가 무엇을 선택하는지는 알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모른다고 해서 반드시 손해를 보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알아야 할 것을 모르고 지나친다면 나에게 주어진 선택의 기회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렇게 생각하니 배움은 단순히 지식을 쌓는 일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에게 필요한 정보를 이해하고, 스스로 판단하며,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기 위한 과정이기도 했다.

 

배워야 보이는 세상

물론 모든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는 없다. 경제와 세금, 복지제도뿐만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면서 마주하는 수많은 일에는 각자의 원리와 기준이 있다. 그 모든 것을 알고 살아간다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내 삶과 밀접하게 연결된 것들만큼은 관심을 가지고 배워야 하지 않을까. 경제 공부도 틈틈이 하고, 궁금한 것이 생기면 그냥 지나치지 않고 찾아보는 습관을 길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술은 그 방법을 알게 되면 신기함이 줄어들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의 일상은 조금 다르다. 모르고 지나쳤던 것을 하나씩 알아갈수록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가 넓어지고,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기회도 많아질 것이다. 어제는 이해하지 못했던 것을 오늘은 이해할 수 있고, 오늘 알게 된 지식이 내일의 선택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그것이 배움이 가진 힘이 아닐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모른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태도일 것이다. 모른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질문할 수 있고, 질문해야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함께 생각해볼 질문

나는 익숙하다는 이유로 충분히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없는가?

내가 벌고 쓰는 돈에 대해 얼마나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가?

모르고 지나쳐서 놓치고 있는 정보나 기회는 없는가?

내 삶을 위해 지금부터 조금씩 배워야 할 것은 무엇인가?

 

결국 마술이 보여준 것은 나 자신이었다

아내와 아들에게 보여준 마술은 그저 잠깐의 즐거움을 주기 위한 것이었다. 함께 웃고 신기해하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운 시간이었다. 그런데 그 짧은 시간에 뜻밖의 질문 하나를 얻었다. ‘나는 지금 무엇을 모르고 살아가고 있을까?’ 어쩌면 모른다는 사실조차 모른 채 지나치는 것들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모든 것을 알고 살아갈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내가 알고 싶은 것, 알아야 하는 것들에 대해서는 스스로 찾아보고 배워가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도 살아가면서 수많은 선택의 순간을 마주할 것이다. 그때마다 모든 정답을 알고 있을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무엇을 선택하는지 이해하려는 노력은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작은 노력들이 쌓여 조금 더 현명하게 살아가는 힘이 되어주지 않을까. 상대의 마음을 꿰뚫어 보려던 작은 마술 하나. 정작 그 마술을 통해 들여다보게 된 것은 나 자신의 모습이었다.

 

✍ ‘보통의가치’ 뉴스는 작은 일상을 기록하여 함께 나눌 수 있는 가치를 전하고 있습니다.

작성 2026.11.04 00:05 수정 2026.11.04 00:11

RSS피드 기사제공처 : 보통의가치 미디어 / 등록기자: 김기천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해당기사의 문의는 기사제공처에게 문의

댓글 0개 (/ 페이지)
댓글등록-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글의 게시를 삼가주세요.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Shorts NEWS 더보기
유튜브 NEWS 더보기

리더경제 | 국민연금 또 오른다…월급 300만 원이면 월 15만 원https://www.leader-eco...

리더경제 | 불법사금융 막은 뒤, 급전이 필요한 서민은 어디로 가나https://www.leader-eco...

리더경제 | 생산·소비·투자 모두 늘었는데…내 살림의 회복은https://www.leader-economy...

리더경제 ▶️청해부대 확대 검토…장병들은 무사히 돌아올 수 있나https://www.leader-econom...

리더경제스페인 고속열차 추돌 69명 사망https://www.leader-economy.kr/news/4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