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추적 기획 최종] 보령시 농업시설 태양광 조례, 결국 부칙 삭제…3년 영농 검증 원칙과 행정 책임 남았다

- 권승현 보령시의원(더불어민주당, 대천1.2동 라선거구), 경제개발위원회가 추가한 기존 시설 3년 요건 예외 삭제 수정안 제출…본회의 의결로 집행부 원안의 검증 취지 유지

- 조례 통과가 행정의 면죄부는 아니다…약 70개 기존 시설의 실제 영농 여부와 허가 심사·사후관리 실효성 검증해야

권승현 보령시의원(더불어민주당, 대천1.2동 라선거구)

[뉴스추적=황규문 기자] 보령시 농업시설 지붕형 태양광발전시설 관련 도시계획조례 개정 논쟁이 기존 시설에 대한 3년 영농 검증 예외조항 삭제로 정리됐다.

 

이번 사안의 핵심은 태양광발전사업을 허용할 것인지 금지할 것인지가 아니다. 농업시설이 실제 농업 생산을 목적으로 운영되는지 확인하기 위한 검증기준을 기존 시설에도 동일하게 적용할 것인지에 대한 판단이었다.

 

제공된 의회 처리 경위에 따르면 경제개발위원회는 집행부 원안에 부칙 제2조를 추가해 기존 사용승인 시설에 대한 3년 경과 요건을 제외하는 수정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권승현 의원은 본회의에서 해당 부칙 제2조를 삭제하는 수정안을 다시 제출했다.

 

두 차례 정회를 거쳐 논의를 진행한 끝에 다수 의원의 동의로 권 의원의 수정안대로 의결됐다는 설명이다. 이번 의결은 기존 시설에 대한 3년 요건 예외를 인정하지 않는 방향으로 조례를 정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9대 의회부터 이어진 조례 논쟁, 핵심은 기존 시설이었다. 이 조례는 9대 의회에서도 집행부 원안으로 제출된 바 있다.

 

당시 소관 경제개발위원회에서는 조장현 위원장 체제에서 원안대로 심의했으나, 본회의에서 다수 의원의 반대로 심사보류됐고 의회 임기 종료에 따라 폐기된 것으로 설명됐다.

 

이후 10대 의회에서 같은 개정안이 다시 제출됐다. 이번에는 김지호 위원장(국민의힘, 대천3동, 대천4동, 대천5동 나선거구)이 이끄는 경제개발위원회가 기존 사용승인 시설의 3년 요건을 제외하는 부칙 제2조를 추가했다. 기존에 개발행위허가가 반려된 약 70개 업체의 사업 추진 문제가 그 배경으로 제시됐다.

 

그러나 권승현 보령시의원(더불어민주당, 대천1.2동 라선거구)은 기존 시설도 실제 영농 여부를 검증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예외조항 삭제를 제안했다.

 

결국 이번 논쟁은 단순한 조례 문구의 차이가 아니라 기존 시설의 사업 추진 가능성과 농업시설의 본래 목적을 어떻게 판단할 것인지에 대한 의회 내부의 정책적 판단이었다.

 

도시계획조례_수정안_경제위

 

경제개발위원회가 추가한 부칙 제2조는 기존 사용승인 시설에 대해 건축물 사용승인일부터 3년이 경과해야 한다는 요건을 적용하지 않는 내용이었다.

 

권승현 보령시의원(더불어민주당, 대천1.2동 라선거구)의 수정안은 바로 이 예외조항을 삭제하는 것이었다. 따라서 기존 시설도 원칙적으로 3년 경과 요건을 적용받는 구조가 됐다. 다만 이 의결을 기존 시설의 태양광발전사업 전면 금지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보령시 주교면 간척지 일원, 일부 버섯재배사 내부 텅텅 비워져 있다.

 

3년 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와 농업경영체 등록 및 실제 영농 증빙, 다른 개발행위허가 요건을 충족하는지는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이미 적법하게 성립한 건축물 사용승인이나 확정된 행정처분의 효력도 별도로 검토해야 한다.

 

그럼에도 기존 시설에 대한 시간적 예외를 삭제했다는 점에서 행정의 적용 기준을 명확하게 하는 방향으로 의결됐다는 의미는 있다.

 

집행부와 경제개발위원회, 이제는 근거를 설명해야 한다. 이번 조례에서 가장 중요한 행정적 문제는 입법 목적과 예외규정의 관계다.

 

보령시 주교면 간척지 일원, 관리가 되지 않아 풀이 무성하여 버섯재배사 안으로 들어 갈 수가 없을 정도다

 

집행부는 위장형 농축산물 생산시설의 활용을 방지하겠다는 목적으로 3년 영농 검증기준을 제시했다. 그런데 경제개발위원회는 기존 사용승인 시설에 대해 해당 기준의 일부를 적용하지 않는 예외를 추가했다.

 

그렇다면 왜 기존 시설은 3년의 검증기간을 면제할 필요가 있었는지, 그 판단은 어떤 자료와 법률 검토를 바탕으로 이루어졌는지 설명해야 한다.

 

기존 사업자의 신뢰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었다면 그 신뢰가 형성된 구체적인 행정행위와 사업 진행 경위를 밝혀야 한다.

 

기존 업체들의 사업 추진 가능성을 고려한 것이었다면 업체별 반려 사유와 실제 영농 여부를 확인한 자료가 필요하다. 단순히 기존 업체들의 사업 추진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사정만으로 입법 목적의 핵심 검증기준을 완화하는 것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

 

3년 기준을 만들었다고 행정의 책임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이번 의결 이후 더욱 중요한 것은 보령시의 실제 행정 집행이다.

 

농업경영체 등록만으로 실제 영농활동을 확인할 수 있는지, 농업시설의 종류별로 어떤 증빙자료를 인정할 것인지, 현장 확인은 어떻게 실시할 것인지 구체적인 기준이 필요하다.

 

보령시 주교면 간척지 일원, 일부 버섯재배사 내부 텅텅 비워져 있다.

 

버섯재배사라면 실제 재배시설의 설치와 운영, 종균 및 배지 구입, 생산량, 출하와 판매 내역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다만 작물과 시설의 특성에 따라 영농 증빙 방식은 달라질 수 있으므로 획일적인 서류 한두 가지로 실제 영농 여부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

 

더 중요한 것은 발전시설 설치 이후다. 3년의 영농기간을 증명해 개발행위허가를 받은 시설이 이후에도 실제 농업 생산을 지속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사후관리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

 

허가 당시만 농업시설의 외형과 서류를 갖추고 이후 본래 용도와 다른 방식으로 운영된다면 위장형 시설을 방지하겠다는 조례의 목적은 실현되기 어렵다.

 

약 70개 기존 시설, 개별 행정기록으로 검증해야 할 것이다. 이번 의결의 실질적인 영향을 확인하려면 기존 반려업체에 대한 자료 공개와 개별 검증이 필요하다.

 

약 70개 업체의 개발행위허가 신청 및 반려 사유, 건축물 사용승인일, 농업경영체 등록일, 실제 영농 여부, 발전사업 추진 현황을 구분해야 한다. 또한 전력계통 접속 문제와 개발행위허가 문제를 혼동해서는 안 된다.

 

사업자가 실제 발전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지는 발전사업 허가, 개발행위허가, 건축 관련 절차 및 전력계통 접속 가능 여부를 각각 확인해야 한다.

 

기존 시설이라는 이유로 무조건 허용해서도 안 되지만, 기존 사업자의 법률상 지위와 신뢰이익을 검토하지 않은 채 일률적으로 불이익을 주어서도 안 된다. 이것이 행정의 공정성과 법적 안정성을 함께 확보하는 방법이다.

 

의회 의결 이후 책임은 보령시 행정에 있다. 조례 논쟁은 끝났지만 행정적 검증은 이제 시작이다.

 

집행부는 위장형 농축산물 생산시설을 방지하겠다는 입법 목적을 실제 행정에서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 밝혀야 한다.

 

경제개발위원회는 기존 시설에 대한 예외조항을 추가한 판단의 근거와 검토자료를 설명할 필요가 있다.

 

의회 역시 조례 의결 이후 집행부가 실제 영농 검증과 사후관리를 제대로 수행하는지 점검해야 한다.

 

무엇보다 약 70개 업체의 개별 시설이 어떤 상태였는지 확인하지 않은 채 조례 개정의 효과를 단정해서는 안 된다.

 

재생에너지 확대는 필요하다. 농업인의 권익과 우량농지 보전도 중요하다. 그러나 어느 한쪽의 정책 목표가 다른 쪽의 법적 기준과 행정 원칙을 무너뜨리는 근거가 될 수는 없다.

 

조례의 완성은 의결로 끝나지 않는다. 집행부가 스스로 제시한 입법 목적을 실제 행정에서 일관되게 지키고, 동일한 조건의 사업자에게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며, 허가 이후에도 농업시설의 본래 목적이 유지되는지 입증할 때 비로소 완성된다.

 

보령시가 이번 조례를 통해 위장형 농축산물 생산시설을 방지하겠다는 약속을 했다면, 이제는 말이 아닌 행정기록과 현장 확인 결과로 그 실효성을 증명해야 한다.

작성 2026.11.05 07:15 수정 2026.11.05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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