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편 AI를 배운 아이와 배우지 못한 아이, 미래의 교육 격차는 어디서 시작되는가?

부제: 청소년 67.9% 생성형 AI 사용 경험…학업성적에 따른 이용 격차 확인, 학교의 균등한 교육 기회와 활용 역량 강화가 과제로

김성범 | 톡앤라이트연구소 소장

 

 

청소년 세 명 중 두 명은 AI를 경험했다

 

인공지능(AI)이 청소년의 학습 환경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 학생들은 AI를 활용해 모르는 개념을 설명받고, 외국어를 연습하며, 복잡한 정보를 정리한다. 그러나 모든 학생이 같은 출발선에 서 있는 것은 아니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중·고등학생 5,77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생성형 AI를 사용해 본 학생은 67.9%였다. 반면 32.1%는 사용 경험이 없다고 응답했다. 중학생의 사용 경험률은 61.6%, 고등학생은 74.5%로 나타났다.

주목할 부분은 학업성적에 따른 차이다. 성적 상위 집단의 AI 사용 경험률은 73.8%였지만 하위 집단은 59.6%였다. 두 집단 사이에는 14.2%포인트의 차이가 있었다.

물론 이 결과만으로 AI 사용이 성적 향상의 원인이라고 판단할 수는 없다. 다만 학생의 학습 환경과 기존 교육 경험에 따라 새로운 기술을 접하는 기회에도 차이가 나타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제 학교는 중요한 질문과 마주하고 있다. AI를 먼저 경험한 학생과 아직 경험하지 못한 학생 사이의 차이를 어떻게 이해하고 줄여야 할까.

 

교육 격차는 기기 보급만으로 해결될까

 

교육부는 2026년 3월 전국 1,141개교를 AI 중점학교로 선정하고 운영에 들어갔다. 선정 학교는 AI 교육과정, 학생 체험활동, 교원 전문성 강화 등을 추진한다. 교육부는 2028년까지 중점학교를 2,000개교로 확대할 계획이다.

AI 교육을 공교육 안으로 확대한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정책이다. 그러나 중점학교의 확대가 곧 모든 학생의 AI 활용 역량 향상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유네스코는 2023년 세계교육현황보고서에서 교육기술의 효과를 높이려면 기술 접근성뿐 아니라 적절한 교육 내용과 교사의 준비가 함께 갖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AI를 사용할 수 있는 기기가 있더라도 학생이 질문하는 방법을 모르거나, 생성된 답변의 오류를 판단하지 못한다면 교육적 활용에는 한계가 생긴다.

반대로 AI 사용 경험이 적은 학생도 학교에서 체계적인 교육을 받는다면 필요한 역량을 기를 수 있다. 따라서 AI 경험 여부를 학생의 능력이나 미래 가능성과 동일하게 평가해서는 안 된다.

중요한 것은 기술을 먼저 접한 순서가 아니라, 모든 학생에게 배우고 연습할 기회를 제공하는 일이다.

 

AI 활용 능력에도 차이가 있다

 

같은 AI를 사용하더라도 학습 과정은 달라질 수 있다.

한 학생은 AI에 정답을 요청한 뒤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다. 다른 학생은 먼저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AI의 설명을 비교한 뒤, 출처와 오류를 확인할 수 있다.

두 학생 모두 AI를 사용했지만 학습 과정에는 차이가 있다.

이러한 차이를 줄이려면 단순한 사용법 교육을 넘어 질문을 구성하고, 정보를 검증하며, 자신의 언어로 설명하는 활동이 필요하다.

AI는 학습에 도움을 줄 가능성이 있다. 학생의 수준에 맞춰 개념을 다시 설명하거나 추가 연습문제를 제공할 수도 있다. 그러나 답을 얻는 과정이 지나치게 간편해질 경우 학생이 직접 탐구하고 설명할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따라서 AI를 많이 사용하는 학생이 반드시 더 깊이 배우는 것도 아니고, AI를 적게 사용하는 학생이 반드시 뒤처지는 것도 아니다. 교육의 성과는 사용 횟수뿐 아니라 활용 목적과 학습 방법을 함께 살펴야 한다.

 

학교운영위원회는 무엇을 점검해야 하나

 

AI 교육 격차를 줄이기 위해 학교와 가정이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분명하다.

첫째, 학교는 학생들의 AI 사용 경험과 교육 기회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가정의 유료 서비스 이용 여부와 관계없이 학교 안에서 기본적인 AI 활용 교육을 경험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둘째, 교사는 학생이 AI에 질문하기 전에 자신의 생각을 먼저 정리하도록 지도할 수 있다. AI의 답변을 확인한 뒤에는 어떤 부분이 맞고 다른지 설명하게 하는 방식도 활용할 수 있다.

셋째, 학부모는 자녀에게 AI 사용을 무조건 권하거나 금지하기보다 무엇을 배웠는지, 어떤 내용을 직접 확인했는지 대화할 필요가 있다.

넷째, 학교운영위원회는 AI 교육 예산을 논의할 때 기기와 프로그램 도입 비용뿐 아니라 교원 연수, 학생 체험 기회, 교육 효과를 함께 살펴야 한다.

특히 교육 경험이 부족한 학생에게 추가적인 학습 기회를 제공하고, 교육 이후 실제로 어떤 변화가 나타났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미래의 격차를 줄이는 교육

 

AI 시대의 교육 격차는 기술을 접할 기회에서 시작될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 결정되지는 않는다.

학교가 모든 학생에게 공정한 학습 기회를 제공하고, 학생이 스스로 질문하고 판단하는 능력을 기르도록 돕는다면 새로운 기술은 교육 격차를 줄이는 수단이 될 수 있다.

미래교육의 목표는 AI를 능숙하게 다루는 학생만을 길러내는 데 있지 않다. 기술을 활용하면서도 자신의 생각을 세우고, 다른 사람과 소통하며, 배운 내용을 삶에 적용하는 사람을 길러내는 데 있다.

이제 학교운영위원회와 학부모, 교사가 함께 물어야 한다.

우리 학교는 AI를 이미 잘 사용하는 학생뿐 아니라, 아직 배울 기회를 충분히 얻지 못한 학생까지 준비시키고 있는가?

 

《AI 시대, 아이들의 미래를 묻다》 | 다음 이야기

제2편. AI가 답을 주는 시대, 아이들은 스스로 생각하고 있는가?

 

생성형 AI가 몇 초 만에 답을 제시하는 시대. 학생들은 더 빠르게 배우고 있을까, 아니면 스스로 생각할 기회를 줄이고 있을까? 제2회에서는 AI 활용이 학생의 사고력과 학습 과정에 미치는 영향을 국내외 연구자료를 통해 살펴보고, 학교와 가정에서 실천할 수 있는 교육 방법을 제시한다.

 

작성 2026.10.20 16:03 수정 2026.10.20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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